아들 눈탱이에 프로펠러를 맞다
2023년 4월 15일, 토요일 오후. 헬스장에서 케이블을 당기며 운동하던 중 둘째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이 프로펠러에 눈을 맞고 울고 있어요.”
급하게 눈은 잘 보이는지 물었지만, 아이는 형에게 물어본다며 전화를 끊었다. 별일 아니겠거니 싶어 운동을 재개했는데 곧 다시 전화가 왔다. 다행히 눈은 잘 보이고 피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안심하고 운동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불안한 마음
집에 도착하니 큰아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다. 그런데 우리를 보자마자 갑자기 눈물을 터트렸다. 아프냐고 물으니 그건 아닌데 “눈꼽이 안 빠진다”는 이상한 말을 했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 되어 눈을 물로 씻어보라고 했지만, 계속 같은 말만 반복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눈이 조금 충혈된 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아내는 몹시 화가 난 상태였고, 나도 걱정되어 병원에 가기로 했다.
병원을 찾아서
병원에 도착했더니 마스크가 필수였다.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 마스크를 가져왔지만, 이미 진료 시간이 끝나 있었다. 이날은 친구 집 생일 초대를 받은 날이었는데, 모든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아이도 속상하고 아내도 화가 난 상태가 계속되었다.
집에서 아이에게 얼음찜질을 하며 쉬게 했다. 한 시간쯤 지나자 괜찮아지는 듯했지만, 곧 다시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눈에서 눈물이 계속 나오면 병원에 가야 한다는 정보가 많았다. 결국 응급실에 가기로 결정했다.
응급실에서
강북삼성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아이는 눈을 감으면 통증이 있다고 했다. 다행히 응급실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접수를 마치고 예진을 받았는데, 의료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대기실에서 안내문을 보니 기본 진료비가 96,900원이었다. 큰 사고가 아닐 것 같은데 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아이의 안전과 마음의 평안을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안과 전문의를 기다리는 동안 30분에서 1시간 정도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기다리는 사이 아이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았고, 급기야 잠까지 청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