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유시민 작가가 매불쇼에서 제시한 ABC론은 정치 참여의 동기를 가치(A), 이익(B), 균형(C)으로 나누는 분석 프레임이다.
- 핵심 메시지는 “C가 두꺼워야 정치가 안정된다”는 것이며, 이 프레임은 정치뿐 아니라 직장, 인간관계, 의사결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 완벽한 분류가 아니라 유용한 분석 도구로서, ABC론은 우리가 스스로의 동기를 점검하는 거울이 된다.
유시민의 ABC론, 왜 200만 명이 열광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 200만 명 중 한 명이었다. 2026년 3월 18일,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한 영상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멈출 수가 없었다. 댓글창을 훑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거 봤어?”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런데 왜 이 영상이 하루 만에 조회수 200만 회를 돌파하고, 3일 만에 280만에 육박하는 반응을 얻었을까? 단순히 유시민이라는 이름값 때문만은 아니었다.
3월 18일, 매불쇼에서 터진 한마디¶
유시민 작가는 오랜만의 방송 출연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일들을 보며 지금이 고비라는 느낌이 들었고, 공론장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중요한 이야기를 보탤 여지가 있어 시민으로서 책임을 느꼈기 때문”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이었다. 여권 내부에서는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지지층 사이에서도 “도대체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가”라는 혼란이 커지고 있었다. 바로 그 타이밍에 유시민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분석틀 하나를 꺼내 들었다. ABC론이었다.
200만 뷰의 비밀 -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의 의미¶
ABC론에 대한 반응 중 가장 많았던 말이 있다. “속이 시원하다.”
이 표현이 의미심장하다. 사람들이 시원하다고 느낀 건, 유시민이 새로운 사실을 알려줘서가 아니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직관적으로 느끼고 있던 것 - 같은 편인 줄 알았는데 뭔가 다른 사람들, 가치를 말하면서 정작 자기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 그 불편한 감각을 명쾌한 언어로 정리해 줬기 때문이다.
복잡한 정치 지형 속에서 “왜 저 사람은 같은 당인데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의문을 풀어줄 열쇠가 생긴 것이다. 딴지일보는 이를 두고 “가치중립적 분석 도구”라고 평가했고, 커뮤니티에서는 “유시민의 혜안을 기다렸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ABC론 핵심 정리 - A, B, C 각각 누구인가¶

ABC론의 구조는 놀랍도록 간결하다.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동기를 딱 두 가지 축으로 본다. 가치(Value)와 이익(Interest). 그리고 그 조합에 따라 세 그룹이 나뉜다.
| 그룹 | 핵심 동기 | 한마디 정의 |
|---|---|---|
| A그룹 | 가치 중심 | 민주주의, 검찰 개혁 등 가치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코어 지지층 |
| B그룹 | 이익 중심 |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는 척하지만, 실제 목적은 본인의 정치적 성공인 사람들 |
| C그룹 | 가치 + 이익 균형 |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현실적 이익과 생존을 함께 고려하는 합리적 현실주의자 |
A그룹 - “가치가 먼저다”는 사람들¶
A그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핵심 코어 지지층이다. 이들에게 정치란 개인의 이득이 아니라 가치의 실현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것, 약자의 편에 서는 것. 이런 가치가 훼손되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다.
유시민은 이들의 중요성을 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송금 특검 사례로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했을 때, 코어 지지층은 “가치가 배신당했다”고 느끼며 식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탈은 이후 정권 운영 전체에 큰 어려움을 초래했다. 위기의 순간에 방어벽이 되어줄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다.
B그룹 - “현실이 먼저다”는 사람들¶
B그룹에 대한 유시민의 진단은 꽤 직설적이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곁을 지키지만, 위기가 오면 자신들의 손해를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돌을 던질 사람들”
이들은 가치를 내세우지만, 실제 행동의 기준은 이익이다. 공천을 받기 위해, 권력의 곁에 서기 위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유시민은 이를 “친명팔이”라는 거침없는 표현으로 지칭하며,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전반을 챙기느라 검찰개혁의 세부 사항을 놓친 틈을 타, 참모들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사익을 챙기려 했다는 비판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B그룹이 “나쁜 사람들”이라는 단순한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시민의 경고는 이렇다. B그룹이 많아지면 이익을 두고 싸우다가 당과 정부가 엉망이 된다.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C그룹 - 가치도 이익도, 균형의 기술¶
C그룹은 A와 B의 교집합이다. 가치를 진심으로 추구하면서도 현실적 제약을 무시하지 않는 사람들. 유시민은 이재명 대통령 자신도 전형적인 C그룹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현실적 타협이 가능한 리더, 가장 성공하는 리더는 C그룹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ABC론의 핵심 메시지가 나온다.
“정치는 C가 두꺼워야 안정된다.”
C그룹이 넓다는 것은 가치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줄 아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A의 교조주의에 빠지지 않으면서, B의 기회주의도 견제할 수 있는 완충지대. 이 완충지대가 얇아지면 정치는 극단으로 치닫고, 두꺼워지면 안정적인 거버넌스가 가능해진다.
왜 나는 이 이론에 고개를 끄덕였는가¶

ABC론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 이래서 그랬구나”였다. 정치 뉴스를 볼 때마다 느꼈던 그 미묘한 불편함 - 같은 편이라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뭔가 결이 다른 것 같은 느낌, 가치를 말하면서도 어딘가 계산적인 냄새가 나는 발언들, 그 모호한 감각에 이름이 생긴 것이었다.
“분석의 도구”라는 말에 무릎을 쳤다¶
내가 ABC론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지점은 이것이 분석의 도구라는 점이다. “누가 좋고 누가 나쁘다”는 심판이 아니라, “이 사람은 어떤 동기로 움직이는가”를 파악하게 해주는 렌즈다.
기존에 우리가 정치를 볼 때 쓰던 프레임은 대개 “진보 vs 보수”라는 이분법이었다. 하지만 같은 진보 안에서도 왜 이렇게 다른 행동이 나오는지, 그 이분법으로는 설명이 안 됐다. ABC론은 같은 진영 안에서의 차이를 동기(가치 vs 이익)라는 축으로 설명한다. 이건 훨씬 더 세밀하고 유용한 구분이다.
사실 이 구분은 정치학에서 오래된 전통이기도 하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일찍이 인간의 행위를 가치합리적 행위(가치 자체에 대한 신념으로 행동)와 목적합리적 행위(특정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행동)로 나눈 바 있다. 유시민의 A그룹은 베버의 가치합리적 행위에, B그룹은 목적합리적 행위에 대응한다. 그리고 베버 역시 현실에서는 두 유형이 혼합되어 나타난다고 보았는데, 이것이 바로 C그룹이다.
유시민이 학술 용어 대신 A, B, C라는 직관적인 기호를 쓴 것이 이 이론의 대중적 힘이다.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고,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원칙 없는 단결보다 이유 있는 분열” - 이 한마디의 무게¶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잠시 멈칫했다. “분열”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뉘앙스 때문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었다.
우리는 종종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압력 앞에서 불편함을 삼킨다. 같은 편이니까, 지금은 단합이 중요하니까, 이 정도는 눈감아야 하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무엇인가? 원칙 없이 뭉치면 B그룹이 그 틈을 타고 자기 이익을 챙기기 쉬워진다. 그리고 정작 위기가 닥치면, 원칙 없는 단결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경제학자 앨버트 허시먼의 이탈-항의-충성(Exit, Voice, and Loyalty) 모델이 떠오른다. 허시먼에 따르면, 조직이 건강하려면 구성원이 불만이 있을 때 이탈(exit) 대신 항의(voice)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항의가 효과적이려면 충성(loyalty)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유시민이 말한 “이유 있는 분열”은 바로 이 항의(voice)다. 충성심이 있기에, 더 나은 방향을 위해 비판하는 것. 이것이 건강한 조직과 건강한 민주주의의 조건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배신자로 몰지 않고, “저 사람은 어떤 가치와 이익 때문에 저런 입장을 취하는 걸까”로 접근하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의 정치적 대화는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다.
ABC론을 일상에 대입하면 - 정치 너머의 통찰¶

여기서부터가 내가 ABC론에 정말 매력을 느낀 부분이다. 이 프레임은 정치판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가치와 이익 사이의 긴장은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한다. 한번 대입해 보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것이 설명된다.
직장에서의 ABC - 가치와 성과 사이에서¶
당신의 직장에도 A, B, C가 있다.
A형 동료는 “이건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비효율적인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고, 고객에게 정직하려 하고, 팀의 가치를 지키려 한다. 존경스럽지만, 때로는 현실과 부딪혀서 좌절하기도 한다.
B형 동료는 성과 지표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승진을 위해, 보너스를 위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결과를 잘 내지만, 가끔 동료를 수단으로 대하거나 윗사람의 눈치만 보는 모습이 보인다. 유시민의 표현을 빌리면, “윗사람의 의중을 살피는 척하지만 실제 목적은 본인의 성공”인 패턴이다.
C형 동료는 옳은 방식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원칙을 지키되 경직되지 않고, 성과를 추구하되 동료를 짓밟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팀에 많으면 조직이 건강해진다. 유시민이 “C가 두꺼워야 안정된다”고 한 것은 정치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잠깐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난 한 달간 내가 내린 업무 결정들은 A에 가까웠나, B에 가까웠나, 아니면 C였나?
인간관계에서의 ABC - 진심과 이해관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A형 관계는 순수한 감정과 가치관의 공유로 이어진 관계다. 오래된 친구, 같은 가치를 나누는 동지. 이런 관계는 아름답지만, 모든 관계에 이 순수함만 요구하면 금방 지친다.
B형 관계는 이해관계로 맺어진 관계다. 비즈니스 파트너, 네트워킹 모임. 이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이해관계가 사라지면 관계도 함께 사라진다. 유시민이 경고한 것처럼, “지지율이 높을 때는 곁을 지키지만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돌을 던질” 수 있는 관계다.
C형 관계는 진심도 있고 현실적 이해도 공유하는 관계다.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 경험적으로, 이런 관계가 가장 오래 지속된다. 가치만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현실의 무게에 눌리기 쉽고, 이익만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이익이 사라지면 끝이다. C형 관계는 두 가지가 서로를 보강한다.
의사결정에서의 ABC - “옳은 선택” vs “현명한 선택”¶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린다. 이직을 할까 말까, 이 투자가 맞을까, 이 관계를 유지할까. 이런 결정의 순간에도 ABC 프레임은 유용하다.
A형 결정: 가치만 따르는 결정이다. “이 회사의 비전이 내 가치관에 맞으니까 연봉이 낮아도 간다.” 멋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있다.
B형 결정: 이익만 따르는 결정이다. “연봉이 높으니까 간다. 가치관? 돈 벌면서 생각해 보지.” 단기적으로 합리적이지만, 장기적으로 후회가 남을 수 있다.
C형 결정: 가치를 기준으로 세우되 현실 조건을 고려하는 결정이다. “내 가치관에 부합하는 회사 중에서 경제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하자.” 이것이 유시민이 말한 균형의 기술이 아닐까.
물론 매번 완벽한 C형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때로는 가치를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A형), 때로는 현실적 이유로 타협해야 한다(B형).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동기로 결정하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ABC론은 그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다.
ABC론에 대한 비판과 나의 재반론¶

이론에 동의한다고 해서 비판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비판을 직면하고 답할 수 있어야 동의가 맹목적이지 않게 된다. ABC론에 대해 제기된 주요 비판 세 가지를 살펴보자.
“지지층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온 비판이다. 서울경제는 “‘C’ 키우려다 A-B 갈라치기로 변질”이라고 보도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ABC로 국민을 나누기보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제가 친문 세력과 싸우면서 당 대표가 됐다”며 정면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 비판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유시민이 균열을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균열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같은 당 안에서 가치와 이익을 둘러싼 긴장은 ABC론 이전에도 존재했다. 병을 진단하는 것이 병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명명하지 않으면 해결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유시민 자신이 말했듯, ABC론의 핵심 메시지는 “A를 편들라”가 아니라 “C를 키우자”이다. 분열이 아니라 균형 잡힌 확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ABC론 발표 직후 여권 내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주도권 경쟁이 이미 진행 중이었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강한 주관과 가치판단이 묻어난다”는 비판에 대해¶
한겨레 이세영 논설위원은 “강한 주관과 가치 판단이 묻어난다”고 지적했다. 성향은 연속적 스펙트럼인데 이를 집합 A, B처럼 명확하게 구획하는 것은 무리라는 논거였다.
이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 현실의 인간은 A, B, C로 깔끔하게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완전히 가치중립적인 정치 분석이 존재할 수 있는가?
모든 분석에는 관점이 있다. 중요한 건 그 관점을 숨기느냐, 드러내느냐다. 유시민은 자신의 입장을 솔직히 밝히고 분석했다. 관점이 있는 분석이 관점 없는 척하는 분석보다 정직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ABC론은 관점의 투명성 위에서 논리적 정합성과 경험적 타당성을 갖추고 있다.
“벤다이어그램으로 시각화하기 적합한가”라는 비판에 대해¶
현실은 A/B/C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한 사람이 어떤 이슈에서는 A이고, 다른 이슈에서는 B일 수 있다. 고정된 분류가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 이론은 단순화다. 지도가 실제 지형과 1:1로 같을 필요는 없다. 지도의 가치는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고 탐색하는 출발점을 제공하는 데 있다. 막스 베버가 말한 이념형(Idealtypus)이 바로 이것이다. 순수한 형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분석의 도구로서는 강력하다.
ABC론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분류보다 유용한 분류가 중요하다. “이 사람의 동기가 가치인가 이익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정치적 문해력을 높여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래서 나는 C형 인간으로 살기로 했다¶

ABC론을 접하고 나서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나 자신의 동기를 더 자주 점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C형 균형감각이란 무엇인가¶
C형으로 산다는 것은 가치를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라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현실을 무시하고 가치만 외치라는 뜻도 아니다. 가치를 나침반으로 삼되, 현실이라는 지형을 읽으면서 길을 찾는 것. 그게 C형 균형감각이다.
유시민이 이재명 대통령을 C그룹의 전형적 리더로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상만 말하는 리더는 아름답지만 결과를 내기 어렵고, 현실만 좇는 리더는 결과를 내지만 방향을 잃는다. C형 리더는 방향과 결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그리고 이건 리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민으로서, 직장인으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상대를 A 또는 B로 낙인찍기보다 이해하려는 태도, 건전한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되 갈등의 목적이 더 나은 합의임을 기억하는 자세. “두꺼운 C”가 사회를 안정시킨다는 유시민의 통찰은 정치뿐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공동체에 적용된다.
오늘부터 실천하는 C형 사고방식¶
ABC론에서 얻은 통찰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결정의 순간에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던진다.
“이것은 내 가치에 부합하는가?” 그리고 “이것은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가?” 두 질문 중 하나만 통과하면 재고가 필요하다. 둘 다 통과하면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다.
둘째,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다르게 접근한다.
“당신은 A입니까, B입니까?”가 아니라,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현실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로 물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접근하면 대립이 아닌 대화가 시작된다.
셋째, 건강한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원칙 없는 단결보다 이유 있는 분열이 더 민주주의적”이라는 유시민의 말을 기억한다. 갈등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갈등을 통해 더 나은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넷째, 나 자신의 B적 동기를 정직하게 인정한다.
ABC론 발표 이후 인터넷에서는 ‘B밍아웃’이라는 밈이 탄생했다. 자신이 B그룹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 비하가 아니라 자기 인식이다. 우리 모두에게 B적 동기가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C로 가는 첫걸음이다.
마무리 - 당신은 A, B, C 중 어디에 있는가¶

이 글을 읽으며 아마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봤을 것이다. “나는 A인가, B인가, C인가?”
정답은 없다. 아마 상황에 따라, 이슈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중요한 건 고정된 정답이 아니라, 스스로의 동기를 점검하는 습관이다. ABC론은 그 점검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다.
유시민의 ABC론이 200만 명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단순하다. 복잡한 세상에서 “왜 나는, 왜 저 사람은 이렇게 행동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대한 명쾌한 분석틀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석틀의 결론이 편 가르기가 아니라 균형과 확장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완벽한 C형 인간이 아니다. 때로는 지나치게 A적이 되기도 하고, 솔직히 B적 동기가 작동할 때도 있다. 하지만 C를 지향하는 것, 가치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의미 있는 실천이라고 믿는다.
당신의 A, B, C는 무엇인가요? 댓글로 이야기해 주세요.
이 글에서 다룬 유시민 ABC론의 원본 영상은 유튜브 ‘최욱의 매불쇼’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팩트와 인용은 오마이뉴스, 딴지일보,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미주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다수 언론의 보도를 교차 확인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