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평준화 되는 중인 초등학교

시작하며

얼마전에 이런 얘기를 들었다. 초등학교에 상장들이 없어지는 이유 혹은 모두에게 상장을 다 주는 이유가 상장을 못받은 아이들이 실망할까봐 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어렸을때는 수학경시대회든 고무동력기 대회든 체육대회든 잘하면 상을 줬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오래전에 커뮤니티에서 유치원 상장가지고 난리치는 엄마를 보고 다른 상받은 아이의 엄마가 올린 글이 있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열심히 한 유치원생아이가 상을 많이 받았는데 상을 못받은 아이가 울어서 아이 엄마가 극대노해서 상을 줄려면 다 주지 왜 우리아이 속상하게 만드냐고 난리를 쳤다는 이야기인데, 댓글의 대부분이 극대노한 엄마가 그럴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벌써 십년이 지난 일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상황이 초등학교까지 온 것 같다.

검색해보니 아직도 그런 글이 보인다.

(출처 :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35&num=816961)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이제 상을 주지 않는다. 사실 언제부터 안줬는지는 정확하게는 모른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는데 어떤 학교는 2019년부터 수상내용이 사라졌다고 한다. (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01165.html)

결론은 상을 전부다 주거나 안주거나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나는 이런 현상들을 보고 하향평준화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런 현상은 ‘문제 생기면 그냥 그걸 없애버려’와 일맥상통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군인이 PX(군대매점)에서 음식을 사먹고 식중독에 걸렸다. 그래서 대대장이 명령했다. “PX 없애” 다음날부터 PX는 운영을 중단했다. 나는 이런 얘기들과 지금의 상장을 없애버리는 상황과 어느정도 비슷하다고 생각을 한다. 아마 이런식의 일처리가 사회에 만연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계속 억지로 연결지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안세영선수의 협회문제 발언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결론은 문제의 본질, 핵심을 파악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지금까지 말한 모든 이야기들의 근원이 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느날, 아들이 나한테 말했다.

“아빠, 잘난 척 좀 하지마세요.”

어느 순간부터 잘난 척하지말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난 잘난 척을 한 것은 없었다. 다만 아는 것을 얘기 해주고,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고쳐주고 했었던 것 뿐이었는데 아들이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내 말투에 문제가 있나? 정말 내가 잘난 척 하듯이 느끼도록 무엇인가를 했나? 그 때는 그 정도 생각만 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나중에서야 생각을 해봤는데 하향평준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이미 초등학교에 만연해 있어서 조금 잘하는 아이가 말만해도 잘난척 하는 거로 매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답답해졌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속담이 정말 제대로 맞아지고 있다.

잘한 아이는 칭찬해주고 상도 주고 못한 아니는 벌도 주고 해야 맞지 않나 생각하고 지금 대한민국의 초등학교는 뭔가 이상하다. 아니 대한민국이 대체로 이상해지고 있다.

마치며

친척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플수 있다. 그래도 축하해주고 나도 땅을 살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창하게 말한다.) 그래야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